‘망 사용료’ 부담에 한국서 철수하는 트위치
게임 방송 인기 국내 이용자 최다네이버 내년 ‘치지직’ 출시 추진 중플랫폼 간 경쟁 한층 치열해질 듯
입력 2023-12-07 04:07
트위치 홈페이지 캡처
미국 아마존에서 운영하는 인터넷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내년 2월 27일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한다. 트위치는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국내 망 사용료 부담을 철수 이유로 지목했다. 국내에서 이용자를 가장 많이 확보한 트위치의 철수로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 다른 플랫폼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트위치는 6일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스트리밍 방송에서 “망 사용료 비용 때문에 한국 시장이 성장하고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더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업 재개 계획에 관한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사업 철수) 결정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한국 트위치 이용자들은 2월 27일 이후 트위치 유료 상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됐다. 트위치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들은 방송을 계속하려면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으로 플랫폼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트위치는 지난해 9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국내에서 최대 영상 해상도를 제한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영상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중단했다.
국내 10·20대에서 게임 방송으로 인기를 끈 트위치의 철수 선언이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에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게임 스트리밍 방송 시장은 트위치와 아프리카TV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랜시 CEO는 다른 플랫폼과의 스트리머 이전 협업에 대해 “아프리카TV나 유튜브 같은 스트리밍 업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가칭) 출시를 추진 중인 네이버에는 트위치 철수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오는 19일 게임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한 치지직 공개시험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